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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3] 페르시아 전쟁 (BC 492년 ~ BC 448년) (21) : 고대 헬라스(Hellas) 세계의 약사(略史) : 아르고스 ②

글쓴이 : 김하선55 날짜 : 2019-11-08 (금) 22:11 조회 : 29

[023] 페르시아 전쟁 (BC 492년 ~ BC 448년) (21)

<2편> 고대 헬라스(Hellas) 세계의 약사(略史) : 아르고스 ②

6. 제 아들의 죽여 국을 끓인 탄탈로스

고대 아르고스를 이야기할 때 자주 언급되는 것이 미케네-아르고스의 전설적인 왕 아가멤논 가문(Agamemnon)의 비극입니다. 트로이아 전쟁에서 헬라스 연합군의 총사령관으로써 강력한 군주의 표상을 상징했던 아가멤논과 그의 아내 클뤼타임네스트라(Klytaimestra), 그의 아들 오레스테스(Orestes)와 두 딸 이피게네이아(Iphigenia)와 엘렉트라(Electra)에 관한 저주의 이야기는 테바이의 오이디푸스 가문의 비극에 버금갈 만큼 잔인하고 처절하며, 비극적인 막장드라마입니다. 그리하여 '오레스테이아(Oresteia) 3부작'이라고 일컫는 아가멤논 가문의 비극은 많은 예술작품들과 문학작품들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습니다.

미케네-아르고스의 왕 아가멤논

그런데 아가멤논 가문의 저주가 실은 그의 증조부인 탄탈로스에게 내려진 저주로부터 시작한 것에 주목해야 합니다. 탄탈로스-펠롭스-아트레우스-아가멤논 이르는 저주받은 가문의 비극에는,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모든 비극적인 가족사 가운데 가장 드라마틱한 비극적인 페이소스와, 뤼디아, 피사, 미케네, 라케다이몬, 아르고스, 트로이아, 테바이, 아테나이 등에 이르기까지 당대 주요 나라들이 배경이 되어 혼재합니다. 그리고 이것은 헬라스의 전설적인 역사의 기원을 살펴보는데에도 도움이 되기도 합니다.

탄탈로스(Tantalos)는 제우스와 님페(Nymphe, 님프, 그리스 로마 신화에 나오는 자연의 정령) 플루토 사이에서 태어났는데, 티탄 신족 아틀라스(Atlas)1 의 딸 디오네와의 사이에서 펠롭스(Pelops), 니오베, 브로테아스라는 세 자녀를 얻게 되었습니다. 그는 오늘날 터키 지역인 뤼디아의 시필로스 산 부근을 다스리던 왕이었습니다.

매우 부유했던 그는 신들로부터 각별한 관심과 총애를 받아 신들의 만찬에 종종 초대되고는 했죠. 그러나 신들의 음식인 암브로시아와 넥타르를 훔쳐 인간들에게 나눠주고 신들의 대화에서 들은 비밀을 인간들에게 누설하는 등 점차 신들의 눈총을 받게 됩니다. 게다가 도둑질에 일가견이 있다는 밀레토스의 왕 판다레오스가 제우스의 신전에서 황금 개를 훔쳐 탄탈로스에게 맡기며 자신을 대신해 키워달라고 했는데, 이 사실을 안 제우스가 헤르메스를 보내 돌려줄 것을 요구했지만 탄탈로스는 그 개에 대해서는 모른다며 시치미를 뚝 떼는 일도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결정적으로 신들을 분노하게 만드는 사건이 터집니다. 탄탈로스는 그간 신들에게 받은 은총에 감사하고자 이번에는 그 자신이 신들을 만찬에 초대합니다. 신들도 탄탈로스의 성심에 감동하여 지난 날 그의 과오를 잊고 속속 탄탈로스의 집에 도착했습니다. 이때 탄탈로스는 신들이 정말 전능한 존재인지 시험하고 싶은 오만한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리하여 그는 자기 막내아들인 펠롭스를 죽여 국을 끓여 신들에게 대접합니다. 신들이 전능하다면 이 국의 정체를 알고 먹지 않을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먹을 거라 여겼던 것이죠.

과연, 신들은 모두 탄탈로스가 내민 국의 정체와 그의 의도를 정확히 알아차리고는 격노합니다. 다만 대지와 곡식의 여신 데메테르만이 딸 페르세포네를 저승의 신 하데스에게 빼앗긴 슬픔에 정신이 팔려 국을 그냥 먹고 맙니다. 신들은 탄탈로스의 악행과 오만함을 더 이상 두고 보지 않고 그를 저승 타르타로스로 추방하여 영원한 고통을 받게 했는데, 타르타로스에서 탄탈로스가 받게 된 형벌은 끊임없는 배고픔과 갈증이었습니다. 그는 과일과 물은 입에 닿을 듯 가까이 있지만 그것들을 취하려고 할 때마다 멀리 사라져버렸습니다. 결국 그는 먹을 것을 앞에 두고도 결코 먹을 수 없는 고통을 영원히 겪어야 했죠. 여기서 '애타게 만든다'는 의미의 영어 'tantalize'가 유래됐습니다.

한편, 신들은 탄탈로스에게 잔혹하게 살해당한 그의 아들 펠롭스를 가엾게 여겨 그의 고깃덩어리들을 한데 모아 다시 솥에 담고 운명의 여신 클로토에게 줍니다. 그리고 클로토는 제우스의 명에 따라 펠롭스를 아름다운 소년으로 되살려 냅니다. 이때 데메테르가 먹어버린 어깨 부위만은 되살릴 수가 없어서 신들은 상아로 어깨를 만들어 펠롭스의 몸에 붙여줍니다.

그러나 신들의 저주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신들은 탄탈로스는 물론 그의 후손들로부터 이어지는 가문의 구성원들에게 모두 저주를 내립니다. 그리스 신화에서 종종 발견되는 이러한 인간에 대한 신들의 저주는 크게 두 가지 이유를 들 수 있습니다. 하나는 인간으로써 신들에게 대항하거나 경쟁하려는 자, 다른 하나는 인간으로써 생명의 소중함을 경시하는 자, 이 두 가지 경우에 한 해 신들은 저주를 내립니다. 그리고 그 저주는 처절하고 무자비하며 잔혹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7. 펠롭스의 전차 경주

세월은 흘러 펠롭스가 성년이 되었을 때, 그는 고향을 떠나 유랑을 하다가 펠로폰네소스 반도 서쪽의 피사라는 나라에 당도합니다. 그곳에서 그는 피사의 왕 오이노마오스(Oinomaos)를 만나고, 그의 딸 히포다메이아(Hippodameia)에게 첫눈에 반하여 청혼을 합니다.

오이노마오스 왕은 딸을 사랑하는 마음이 지나쳐 누구도 사위로 맞으려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히포다메이아의 미모가 너무도 출중했던 나머지 그녀에게 청혼하는 남자들이 쇄도했습니다. 펠롭스도 그 중 한 명이었죠. 이에 오이노마오스는 딸의 구혼자들을 물리치기 위해, 구혼자들로하여금 자기와 코린토스의 이스트모스까지 전차 경주를 해서 이겨야만 결혼할 수 있다는 조건을 내겁니다.

오이노마오스 왕은 전쟁의 신 아레스의 아들이었기에, 무예에는 그를 이길 수 있는 사람이 전무했습니다. 그는 구혼자로 하여금 히포다메이아를 전차에 태운 후 먼저 목적지를 향해 달려가게 한 다음, 자신은 완전 무장을 한 후 추격에 나섭니다. 빠른 속도로 구혼자를 따라 잡은 오이노마오스 왕은 그 자리에서 구혼자의 목을 잘라 죽여버립니다. 이렇게 그의 손에 많은 구혼자들이 목숨을 잃자, 다른 구혼자들은 이내 공포에 질려버립니다.

한편, 히포다메이아는 아버지의 지나친 사랑에 부담을 느낀 동시에, 그녀 역시 펠롭스에게 푹 빠져 있었던 터라, 어떻게든 펠롭스를 이기게 하고 싶었습니다. 그리하여 그녀는 아버지의 마부인 뮈르틸로스(Myrtilos)에게 가서 펠롭스를 이기게 해주면 자기와 하룻밤 관계를 가질 수 있도록 약속하겠다고 설득합니다.(다른 전승에 따르면, 펠롭스가 뮈르틸로스에게 접근하여 자기를 도와주면 나라의 반을 주고 히포다메이아와 하룻밤 관계를 가지게 해주겠다고 약속했답니다.) 이에 평소 히포다메이아를 짝사랑하고 있던 뮈르틸로스는 그녀를 기쁘게 해줄 요량으로, 오이노마오스 왕의 전차 바퀴 축을 청동에서 밀랍으로 바꿔 끼워놓습니다.

이윽고 펠롭스와 오이노마오스 왕의 전차 경주가 시작되었습니다. 그러나 오이노마오스 왕의 전차는 얼마 가지 못하고 바퀴 축의 밀랍 못이 부서지고, 오이노마오스 왕은 말고삐에 감겨 끌려가다가 숨을 거두고 맙니다. 그는 죽어가면서 뮈르틸로스의 짓인 것을 알아차리고 뮈르틸로스가 펠롭스의 손에 죽게 해달라고 저주합니다.

히포다메이아

전차 경주에서 이긴 펠롭스는 히포다메이아를 아내로 맞이하고 피사의 왕이 됩니다. 그러나 히포다메이아(혹은 펠롭스)는 뮈르틸로스에게 한 약속을 지키지 않으려 했습니다. 그러자 화가 난 뮈르틸로스는 펠롭스가 없는 틈을 타 히포다메이아를 겁탈하려다 실패하고 맙니다. 이 사실을 안 펠롭스는 격노하여 뮈르틸로스를 바닷가 벼랑으로 데리고가서 떨어뜨려 죽여버립니다.

전령의 신 헤르메스의 아들인 뮈르틸로스는 죽기 전에 펠롭스와 그의 후손들에게 끔찍한 저주를 퍼붓습니다. 그리고 이 저주는 펠롭스 가문과 그의 후손 가문들에 그대로 전해져 참혹한 비극의 드라마를 낳게 됩니다.

탄탈로스-펠롭스-아트레우스와 튀에스테스-아가멤논으로 이어지는 가계도

8. 아트레우스와 티에스테스

<크뤼시포스의 죽음>

세월이 흘렀습니다. 펠롭스는 히포다메이아와의 사이에서 아트레우스(Atreus)튀에스테스(Thyestes), 훗날 트로이아의 왕이 되는 피테우스, 알카토오스 등의 아들들과 니키페라는 딸을 얻습니다. 그런데 펠롭스는 님페 악시오케와의 사이에서도 크뤼시포스(Chrysippos)라는 아들을 얻습니다.

히포다메이아는 질투심에 크뤼시포스를 몹시 미워했습니다. 게다가 펠롭스가 크뤼시포스를 편애하자 그에게 왕위가 넘어가는 것이 두려워 마침내 두 아들 아트레우스와 튀에스테스에게 크뤼시포스를 죽일 것을 종용합니다. 결국 아트레우스와 튀에스테스는 크뤼시포스를 우물에 빠뜨려 익사시킵니다. 이 사실을 안 펠롭스는 격노하여 아트레우스와 튀에스테스, 히포다메이아를 추방해버립니다.2

<황금 양털>

한편, 추방당한 아트레우스와 튀에스테스는 미케네로 향합니다. 이때 미케네 인들은 왕인 에우뤼스테우스(Eurysteus)3 가 죽자 델포이로 가서 신의 뜻을 물었더니 펠롭스의 후손을 왕으로 선택하라는 신탁을 받게 됩니다. 그들은 마침 미케네에 온 펠롭스의 아들 아트레우스와 튀에스테스 중 누구를 왕으로 추대할지에 대해 토의를 합니다. 이때부터 두 형제의 참혹한 왕위 다품이 시작됩니다.

미케네 왕국의 신하들이 두 형제 가운데 누구를 왕으로 세울 것인가를 놓고 의견이 분분하자, 튀에스테스가 황금 양털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왕으로 삼자고 제안합니다. 그리고 이 제안에 아트레우스도 동의하는데, 사실 두 사람의 동의에는 모두 각각의 속셈이 깔려 있었습니다.

일전에 아트레우스는 사냥의 여신 아르테미스에게 그 해에 태어난 가장 좋은 양을 제물로 바치겠다고 맹세한 적이 있었습니다. 아르테미스 여신은 그의 맹세를 시험해보기 위해 어린 황금 양을 풀어놓습니다. 이를 본 아트레우스는 황금 양이 탐나 그 양의 잡아다가 황금 양털을 벗겨서 상자에 넣어 보관합니다. 그리고 다른 양을 여신에게 바칩니다. 아트레우스는 자신이 황금 양털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당연히 자신이 왕이 되리라 생각하고 동생의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인 것이죠.

튀에스테스와 아에로페

한편, 튀에스테스는 형수인 아에로페(Aerope)와 사랑하는 사이였습니다. 아에로페는 크레타의 왕 카트레우스의 딸인데, 자식들에 의해 죽게 될 것이라는 신탁을 받은 카트레우스가 그녀를 아트레우스에게 노예로 팔아버렸습니다. 후에 그녀는 아트레우스의 아내가 되어 아가멤논과 메넬라오스를 낳습니다.

아트레우스를 증오하고 튀에스테스를 사랑한 아에로페는 남편 몰래 상자에 담긴 황금 양털을 꺼내와 튀에스테스에게 건넵니다. 결국 지금은 튀에스테스가 황금 양터을 가지고 있는 것이죠. 튀에스테스가 왕이 되는 것은 자명했습니다.

그러나 제우스의 뜻은 튀에스테스가 왕이 되길 원치 않아 전령 헤르메스를 보내 신의 이름으로 왕위를 결정짓도록 합니다. 제우스는 헤르메스를 통해 해가 서쪽에서 떠서 동쪽으로 지면 아트레우스가 왕이 될 것이고, 반대로 정상적으로 뜨고 지면 튀에스테스가 왕이 될 것이라고 전합니다. 태양이 거꾸로 뜨고 질리가 없다고 자신한 튀에스테스는 제우스의 제안을 받아들입니다. 그러나 뜻밖에도 태양은 서쪽에서 떠서 동쪽으로 졌고, 마침내 아트레우스가 왕위를 차지하게 됩니다. 그리고 튀에스테스는 추방당합니다.

<아트레우스의 악행>

왕이 된 아트레우스는 얼마 못가서 아내와 동생의 불륜을 알게 됩니다. 복수심에 불타는 아트레우스는 동생에게 전령을 보내 화해를 요청해 왕궁으로 돌아오게 합니다. 그는 겉으로는 튀에스테스를 반겼지만 속으로는 끔찍한 복수를 계획하고 있었습니다.

만찬에서 두 형제는 온갖 산해진미를 먹으며 담소를 나눕니다. 튀에스테스를 위해 특별히 준비했다는 음식이 그의 앞에 놓여지고 튀에스테스는 그 음식을 맛있게 배불리 먹습니다. 그러고 나자 아트레우스가 동생을 향해 음흉한 웃음을 짓더니 방금 먹은 음식의 재료를 밝힙니다. 그 재료는 다름아닌 튀에스테스의 세 아들이었던 것입니다.

아트레우스는 동생의 세 아들을 잡아 죽이고 사지를 제외한 나머지를 토막내어 요리를 하도록 명령했던 것입니다. 세 조카가 제우스의 제단에 몸을 피하며 삼촌에게 살려달라고 애원했음에도 불구하고 아트레우스의 분노를 막지는 못했습니다. 형의 끔찍한 짓에 망연자실한 튀에스테스는 벌거벗겨져 다시 추방당합니다.

그리고 이제 동생 튀에스테스의 복수가 시작됩니다.

<튀에스테스의 복수>

이후 내용은 가공할 만한 막장드라마입니다.

절치부심하던 튀에스테스는 델포이로 가서 신에 복수의 방법에 대해 묻습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그는 딸 펠로페이아(Pelopeia)와의 사이에서 아들을 낳으면 그 아들이 복수를 할 것이라는 신탁을 받게 됩니다. 딸을 찾아 떠돌다가 시키온에 당도한 그는 그곳에서 자신의 딸 펠로페이아를 발견하고는 신탁대로 딸을 범합니다.(헉!) 펠로페이아는 그가 자신의 아버지임을 모른 채 후일을 위해 튀에스테스의 단검을 몰래 훔쳐 아테나 신전에 감춰 둡니다.

펠로페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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