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핀란드 도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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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헝가리 유람선 참사 대응은 신속했다. 지난달 30일 새벽 한국인 33명을 태운 유람선이 침몰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정부는 즉시 현장 대책반을 구성하고 당일 49명 규모 신속대응팀을 현지로 급파했다. 특히 실종자들을 수색하기 위해 파견된 긴급구조대가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수중 수색에 참여한 베테랑들로 소개되면서 국민들의 기대감도 크게 높아졌다. 지금도 이역만리 타국에서 실종자 수습을 위해 필사의 각오로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긴급구조대는 다뉴브강의 빠른 유속과 깊은 수심이란 현실에 부딪쳤다. 상황이 나아지길 기다리며 며칠째 수상 수색을 반복할 수밖에 없었다. 한국이 헝가리에 비해 잠수 기술과 경험이 풍부하다고 정부 관계자는 자신했지만 여건과 상황은 불가항력이었다.

수색활동이 지지부진하자 정부는 다뉴브강의 유속과 수심이 낮아지는 날(3일) 한국 잠수사를 투입해 선체를 수색하겠다고 취재진에게 밝혔다. 다시 국민적 기대가 높아졌다. 그러나 헝가리는 줄곧 '선체 인양'을 주장했고 선내 진입 잠수는 불허했다. 결국 정부는 3일 잠수 계획에 대해 '선체 수색'이 아닌 '선체 인양'을 위한 잠수라고 말을 바꿨다.

수색 초기 신속대응팀은 침몰한 배 안을 들여다볼 장비조차 여의치 않아 성능이 떨어지는 외국 장비를 빌려 쓰기도 했다. 헝가리로 날아온 유족들은 배 안에 시신이 얼마나 있는지, 있다면 어느 지점에 몰려있는지를 가장 궁금해 했으나 답을 얻지 못했다. "경황이 없어 현지 상황에 적합한 장비를 못 가져왔다"는 신속대응팀 관계자의 말에서 정부가 '신속'에 얼마나 큰 강박을 느끼고 있었는지 잘 드러난다.

자국민 수십 명이 희생된 사고에 신속한 대응은 칭찬 들어 마땅한 일이다. 하지만 '신속'에 매몰돼 '내실'을 놓쳐선 안 된다. 시신 유실을 막기 위한 유실방지망도 끝내 설치하지 못했고 가해 선박 억류에도 실패했다. 홍보에만 치중한 나머지 헝가리와 협력해 실효적 조치를 취하는 데 실패했다는 지적도 이 때문이다.

피해자 가족들은 현지에서 정부의 수색 현황 브리핑을 들으며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고 한다. 지난달 31일 신속대응팀과 같은 시각 부다페스트 공항에 도착해 일주일간 취재를 마친 소회가 영 개운치 않은 이유다.

[사회부 = 김희래 기자 raykim@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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