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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리포트] “불 내고 불 끈다”…中 산불진화 훈련도 대륙 스케일!

글쓴이 : ȯ 날짜 : 2019-04-24 (수) 10:54 조회 : 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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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속초, 고성 일대를 휩쓸고 간 산불로 하루아침에 삶의 터전을 잃은 이재민들의 시름이 깊어가고 있다. 해마다 봄철이 되면 반복되는 산불로 인해 국내에서 소방관의 국가공무원 전환이나 산불 예방 캠페인 등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산불에 민감한 건 본 기자가 상주하는 중국도 마찬가지다. 최근 중국 동북부 헤이룽장 성에서 열린 대규모 산불진화 훈련을 소개하고자 한다.

실제로 불을 내고 진화 훈련하는 중국 소방관들
■ "불 내고 불 끈다"…실전 같은 中 산불진화 훈련

중국 동북부 지역은 바람이 세고 건조한 봄철 기후 특성을 보인다. 우리나라보다 산불이 발생하기 더 좋은 기후적 조건을 갖추고 있다는 얘기다. 그래서 중국 헤이룽장 성 전역에서 열린 산불진화 훈련은 이른바 역대 최고급(?)으로 진행됐다. 대륙 스케일이라는 표현이 딱 어울릴 정도였다.

헤이룽장 성 산불진화 훈련의 명칭은 '룽웨이(龙威) 2019-1'이다. 용의 위력으로 산불을 진압하는 올해 첫 훈련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중국 매체들이 보도한 사진들을 보면 산불진화 훈련은 진짜 실전처럼 진행됐다. 놀랍게도 실제로 불을 내고 불을 끄는 방식이었다.

이번 훈련에 헤이룽장 성 14개 시에서 역대 최대 규모인 2천5백여 명의 소방 인력이 동원됐다. 훈련은 6곳의 지점에서 동시에 산불이 난 상황을 가정했다. 소방 헬기와 드론, 장갑 살수차, 심지어 위성통신장비까지 총동원된 군사작전을 방불케 했다.

산불진화 훈련 동원된 중국 장갑 살수차들
■장갑 살수차까지 총동원…군사 작전 방불케 해

여기서 눈여겨볼 중국의 화재 진압 장비가 하나 있다. 바로 장갑차를 개조한 실수 차량이다. 길이 제대로 나 있지 않은 산악 지형에서 불이 났을 경우 일반 소방차로는 진입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중국 관영 CCTV는 최근 랴오닝 성 선양 치판산(棋盘山)에서 발생한 산불 현장에 기자를 급파해 생중계로 보도했다. 뉴스를 지켜보던 본 기자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군사 작전 때나 나올 법한 장갑 살수차가 실제로 산불 현장에 동원됐기 때문이었다. 우리나라에선 다소 생소한 이런 장갑 살수차들이 강원도 산불 현장에 동원됐다면 조금이나마 피해를 줄일 수 있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중국 선양 치판산 화재 현장의 장갑 살수차/ 출처: CCTV 화면 캡처
본 기자는 최근 주말에 선양의 동릉 공원을 찾았다. 울창한 수풀을 자랑하는 선양 외곽의 공원이다. 공원 안에는 산불을 감시하는 공무원들이 곳곳에 순찰을 하고 있었다. 순찰원들은 담배를 피우는 시민들을 발견하면 곧바로 달려가 담배를 끄도록 조치했고, 담배를 피우면 CCTV에 녹화된다는 경고도 잊지 않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식당 안에서도 담배를 피울 정도로 흡연에 관대한 중국 지방 문화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실제로 불을 내고 불을 끄는 방식의 산불진화 훈련은 국토가 좁은 우리나라 실정과는 맞지 않을 수 있다. 특히, 실제로 불을 내면 불을 끄더라도 산림이 훼손되는 게 아니냐는 반론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중국 대륙은 광활하다. 도시에서 차를 타고 조금만 벗어나면 사람이 살지 않는 산림과 잡초 지대가 무수히 널려 있다.

산불진화 훈련은 광활한 대지에 별도의 훈련장을 만들어 진행되고 있으니 일반 중국인들 사이에선 산림 훼손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는 잘 들리지 않고 있다. 이달 초 쓰촨 성 고산 지대 산불 당시 소방관 31명의 안타까운 목숨이 희생된 상황이라 중국에선 산불에 대한 경계심이 더욱 확산하는 분위기다.

김명주 기자 (silk@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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