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에 몰린 프로축구 수원 삼성에 구원의 동아줄을 던진 건 '베테랑' 염기훈(37)의 왼발이었다.
염기훈은 16일 성남FC와의 하나원큐 K리그1 2020 7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타가트의 선제 결승골을 도와 수원의 2-0 승리를 끌어냈다.
염기훈은 올 시즌 왼쪽 측면 공격수나 투톱의 한 자리가 아닌 중앙 미드필더로 나서는 경기가 많아졌다.
직접적으로 골 생산에 관여하는 플레이보다는 공격 전개 작업을 전반적으로 조율하는 역할에 치중하고, 때로는 수비에까지 가담한다.
시즌을 거듭할수록 베테랑인 그의 역할이 그라운드에서 커져 가는 수원을 두고 '염기훈의 팀이냐'는 자조 섞인 비판이 나왔다.
그런데 올 시즌 수원은 정말 '염기훈의 팀'이다.
성남전에서도 중앙 미드필더로 나선 염기훈은 때로는 수비라인 바로 앞까지 내려와 공을 받는 등 '살림꾼' 역할까지 하는 모습이었다.
좀처럼 쉴 틈도 없었다. 7라운드까지 염기훈은 전 경기에 출전했다. 6경기에 선발로 나섰으며, 이 중 3경기는 풀타임이었다.
불혹이 머지않은 축구선수로서 버거울 법하지만, 염기훈은 멈출 수 없다.
'노년가장' 염기훈이 부르는 애달픈 '수원 엘레지'는 라운드가 지날수록 더 구슬퍼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