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범근 vs 손흥민
차범근 선배님은 정말 대단하다는 말밖에 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 축구 환경이 그리 좋지 않았을 때 그 정도 활약을 보이셨으니 말이에요. 지금보다 유럽과 격차가 훨씬 더 컸던 시절인데 말이죠. 아무런 정보도 없었을 시절, 그 정도의 능력과 결과를 보이셨다는 건 말로 다 설명할 수가 없어요.
무엇보다 차범근 선배님이 남긴 중요한 유산은 우리도,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줬다는 겁니다. 차범근 선배님 덕에 저를 포함한 수많은 후배가 희망을 가질 수 있었어요.
이게 왜 중요한 거냐 하면 말이죠,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꿈만 꾸는 게 아닌 실체를 보여줬기 때문입니다. 아무것도 없는 길을 그저 성공을 꿈꾸며 걷는 것과 누군가가 남긴 또렷한 성공의 족적을 따라가는 것은 엄청난 차이가 있거든요. 차범근 선배님이 유럽에서 성공했다는 건 또 다른 한국 선수도 그럴 수 있음을 의미하는 거였으니까요.
현재 (손)흥민이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를 통틀어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공격수라고 생각해요. 지금 손흥민만큼 능력을 보이는 공격수를 찾기 힘들 정도입니다. 손흥민은 또 다른 의미에서 개척자입니다. 차범근 선배님이 아무도 없는 길을 홀로 걸어 성공의 족적을 남기셨다면, 흥민이는 한국 선수도 월드 클래스 반열에 오를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있어요.
그런 의미에서 흥민이도 개척자라고 할 수 있죠. 앞으로 우리 선수들은 흥민이를 보며 더 큰 꿈을 꾸게 될 겁니다. 처음엔 유럽 진출이 목표였고 얼마 전까진 경쟁에서 살아남는 게 목표였다면, 이제는 흥민이처럼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선수가 되는 걸 목표로 삼게 됐다는 얘기죠.
저요? 저는 그저 연결 고리 정도예요. 차범근 선배님과 흥민이를 잇는 다리? 뭐 그 정도로 만족합니다. 하하.
재능 vs 노력
저는 노력형 인간입니다. 선천적으로 타고난 재능이 많다는 생각을 한 번도 해보지 않았어요. 기술적 측면은 물론이고 신체적 측면도 마찬가지죠. 전 갖고 태어난 게 아무것도 없어요.
키가 큰 것도 아니고, 힘이 좋은 것도 아니죠. 그렇다고 빠른 것도 아니에요. 기술적 측면을 봐도 마찬가지입니다. 패스를 딱히 잘하는 것도 아니고, 드리블 실력이 좋은 것도 아니고요. 뭔가 하나 콕 짚어서 ‘난 이거 하나는 잘해’라고 말할 수 있는 게 없죠.
아, 심장이요? 아녜요. 이건 타고난 게 아니라 훈련에 의해 만들어진 걸 수도 있어요. 그리고 누구라도 이 악물고 뛰면 저만큼 뛰지 않을까요? 하하. 그래서 저는 선천적 재능보다는 후천적 노력에 의해 만들어졌다고 생각해요.
https://sports.news.naver.com/news.nhn?oid=343&aid=0000094899
총 2편으로 나눠진 장문 인터뷰입니다. 전문은 기사 링크 참조하세요.